소설을 읽다가 “이거 뭔 말이지…?” 싶은 순간이 종종 있는데,김홍의 『말뚝들』은 그 감정이 초반부터 확 와닿는 책이었다.처음엔 그냥 스릴러처럼 시작한다.근데 끝까지 읽고 나면, 이건 스릴러가 아니라 현실을 비유로 때리는 소설이었다.1) 시작부터 이상하다: 트렁크 사건주인공은 출근길에 남겨진 쪽지를 보고 트렁크를 확인하다가,그대로 트렁크에 갇히는 사건을 겪는다.이 장면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“납치당했다”가 아니라,그 순간부터 주인공이 딱 이런 상태로 떨어지기 때문이다.내가 뭘 해도 못 바꾸는 완전한 무력감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느낌 (누군가가 “물건”처럼 옮기는 느낌)그리고 그 말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, 23년식 K5와 같은 한국적인, 다소 생활적인 요소들로 몸으로 체감되게 들어온다.2) 주인공이 갑..